#.원래
카오스 이론이라는 것이, 뭔가 춀랭 불안정하면서 규칙이 없는 것 같고, 별 것 아닌 액션 하나가 결론적으로는 아주 큰 사건의 시발점이 된다.라는 정도의 이론으로 알고있는데, 맞나 모르겠다. 근데, 나는 지금 이 카오스 이론의 정 반대가 되는 삶을 살고 있는건 아닐까... 라는 생각을 하면서 살고 있는 것 같아. 문득. 이런 생각이 들기 시작했어. 나비효과던 효리효과던, XROK효과던간에.
##.삶이
매우 안정된 것 같이 보여. 최소한 스스로가 나를 내려보기에는 말야. 직장도 뭐 잘 다니고 있는 편이고, 건강에 잠시 문제가 생겼다가, 요새 안하던 관리를 좀 하다보니 다시 제자릴 찾아가고 있어 기분이 한결 나아졌고. 주위에 적 많이 만들기로 유명한 까칠한 성격도 많이 사라져서 내심 뿌듯하고. 여자친구도 없고 연애도 안하지만 뭐 이건 이것대로 뭐 어떠랴 싶고. 나 철들고 나서 늘 편찮으셨던, 일년에 한번꼴로 꼭 크게 일이 생겼던 부모님도 요새는 아무 말썽-_- 안피우셔서 다행이고. 애인없던 친구들도 좋은 녀석들이랑 만나서 연애도 하고. 좋은 직장에 취직도 하고. 여기저기서 좋은 소식들도 많이 들려오고, 나도 같이 덩달아 즐겁고.
###.근데
최근에 느낀건데, 아침이건 언제건 세수하면서 내 얼굴을 이렇게- 물끄러미- 쳐다보고 있으면 말이지...(나도 씻는다구 -_-) 얼굴에 뭔가 이게 어두운 기운이 잔뜩이야. 내심 그런가 보다... 하고 넘어가곤 했는데, 그 정도가 알게 모르게 더 심해졌더라고. 비단 게임개발자들에게 생기는 다크서클이 문제가 아니라, 정말 표정이랑 느낌이랑 심지어 생김새까지 29년간 이렇게만치 낯선 나를 본 적이 없을 정도야. 그래서 정말 너무 낯설어. 지금도 미칠정도로. 내가... 내가 아니야.
####.오늘은
오랜만에 캐나다에 가 있는 녀석이, 메신져로 안부를 물어왔더라고. 반가워서 인사도 하고 이것저것 이야기를 나누다가, 간만에 얼굴이나 좀 보자길래 MSN 화상으로 대화를 했지. 남편이랑 술한잔 하고, 남편은 피곤해서 애기랑 자러 들어간새에 지는 한잔 더 들고 날 막 놀려대면서 챗을 하고 있었더랬지. 나는 그때 사무실이라(아 지금도 사무실이구나) 사실 약이 좀 올랐는데, 이녀석도 한마디 거들더라고. 그냥 반가워서 얼굴에 웃음 한가득 올리고 이것저것 사소한것들 이야기를 하는데, 나보고 얼굴이 왜 그모양이녜. 뭔가 슬퍼보이고, 독해져보이고, 수심이 가득;해보인데. 지가 우울해서 위로를 받으려고 왔는데, 되려 지가 결국 위로를 하는 싯츄에이숑. 이게 대체 무슨 꼴이냐고. 단지 29살. 아홉수라 그런거야? 십라?
#####.이거
왜 이럴까. 대체 내가 왜 이렇게 됐을까. 나름대로 포커페이스라, 표정따위로 기분을 들키거나 하지는 않았던 나인데, 대체 내가 왜이렇게 되었을까. 대체 무엇 때문이지? 뭐가 잘 못 된거지? ...아니 대체 잘 되었던건 무엇이었을까? 내가 정말 좋고, 행복한 시간은 다시 오지 않을까?
+
십라. 정말 이러다 죽겠구나 싶다.
늘 오던 비가, 오늘 밤까지 왔으면, 사무실에 아무도 없었으면,
흘러나오는 포티쉐드 멜로디에 맞추어 그대로 손목을 그엇을지도 모를 이 기분.
너도 그랬니?
정말 미안해. 정말 정말.
내가. 너한테 정말 죽어서도 갚지 못할 죄를 지었다.
나는 왜.
대체 왜 그걸 이제서야 깨닫기 시작한 걸까...
대체 왜 아직 네게 이런 내 마음을 전달이라도 하지 못하는걸까...
[Portishead - Only 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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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ROK님의 요즘 심정에 대해 쓴 글을 보고 이런 댓글을 다는 것이.....좀 맞지 않는 것 같지만,
저는 글을 보고 왠지 위로도 되고, 부럽기도 하고 그렇네요.
'누구에게나 어떠한 면에서건 힘든 일이 있구나.'
'세상에 나만 힘든 것이 아니구나.'
XROL님 위로는 못해드리고, 저 자신만 위로 받을 생각만 하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또 달리 생각해보면 말씀대로 생활이 안정되어 보이는 것만으로도 저에게는 부럽고, 그렇네요. 자세히 상황을 알지도 못하면서 너무 쉽게 판단하는 제 자신이 한심..ㅡ.ㅡ;;
아무튼 힘내시고, 어딘지 모를 곳에 숨어있는 어두움을 몰아내시길 바랍니다.
그래서 다음번 글에는 제가 부러워 미칠 것 같은 이야기들로 채워질 수 있기를...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뭐. 좋은게 좋은거라고, 다 좋아지겠죠
힘내셔요...
네 감사합니다
나처럼 정신줄 놓고 살아보아요-낄낄.
넌 왜 갑자기 정신줄을 놨누 ㅡ.,ㅡ
얼굴은 참 어느 순간 갑자기 많은걸 보여주더군요.
저는 외지생활하다가 방학때 집이나 친척집에 갔을때 어른들이 "넌 꼭 그렇게 집 나가 혼자 사는 애 티를 내야겠니" 하고 불쌍히 여기실때 옷도 잘 입는데 뭐라시는거지 하고 생각했는데, 나중에야 깨달았답니다. 눈짓과 표정과 입매무새같은것들이 참 여러가지를 보여준다는 것을. 이후로 스스로에게 신경을 쓰게 되어서 지금은 행복해보인다는 말을 듣는것 같아요.
네.
그래서 나이가 들었을 때, 얼굴은 그 살아온 인생 모두를 표현해 준다고 하잖아요
그래서 더욱, 항상 예쁘고 더 즐겁고, 행복하게 살아야되는데...
그렇게 살고 싶었는데...
그렇게 같이 살고 싶은 사람이 있었는데...
세상은 확실히.
요지경입니다 @_@ (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