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발작. 박진영이 애초에 기획해서 내어놓은 (당신 센스 하나만큼은 인정해주겠어) anybody의 가사처럼, 그날 이후 난 생각이 날 때마다 미친듯이 발작했다. 최근엔 아픔으로 병이 날 만큼 괴로웠으니까. 여러가지 의미로 발작은 대체로 좋지 못하다.
# 발작2.
4년을 조용히 살아왔는데, 천식 발작이 찾아왔다. 새벽 네시에 깨서 한시간을 골골대다가 참다참다 못해 직접 차를 몰고 가까운 호흡기내과가 있는 병원을 검색해서 냅따 달렸다. 운전 중 내내 숨이 안쉬어진데다 한손은 핸들을 한손은 가슴을 움켜잡고 정신은 몽롱한채로 달려서 겨우겨우 병원으로 골인.
벤토린으로 진정이 안된 발작은 이번이 처음인득. 담배가 원인인가, 술이 원인인가, 큰 일교차가 원인인가, 방에 안두던 온풍기로 인한 건조한 공기가 원인인가.
넷 다겠구나... -_-
부모님이 물려주신 완벽한 하드웨어 중 유일한 결점인 천식. 고로 병원신세 중. 한 사나흘 더 병원신세를 져야 될 것으로 보이고... 지금도 침대위. 낮에 하도 쳐 잤더니 밤에 잠이 안와서 포스팅.
혼자 사는데, 이렇게 크게 아프면 정말 서럽다 -_- 시발.
# 병원 에피소드 1.
ER에서 누워있는데 (병실이 만땅이라 배정 대기 중 -_- 환절기 건강 조심들 하세요) 낮에 유치원 차량이 사고가 났나보더라. 애들이 크게 다치거나 하지는 않았는데, 사고가 일단 났으니 검사를 받으러 온 모양. 봉고차 한차 분량;의 애들이 우르르 몰려왔는데, 이게 좀 웃긴게... 애들 이름들이 죄다... 하나같이...
'고소영' 이리와~, '김태희' 이리와~, '임요환' 이리와~
...닫혀 있는 커튼을 빼꼼- 열고, 결국 밖을 쳐다보고 말았다 -_-
# 병원 에피소드 2.
이제 통증도 적당히 가라 앉았겠다. 차에서 노트북이랑 책을 이래저래 들고와서 놀고 있는데 왠 늙은 영감탱이 하나가 ER에서 소란질. '아니 경찰이 시발 아무죄도 없는 날 덥쳐서 기절시킨담에 병원에 뉘여놔어!' 라고 고래고래 소리지르면서 아주 쌩 시랄 -_- (내가 왠만해서도 절대 나이 지긋하신 분에게 이런 저렴한 표현 잘 안쓰는데, 이노무 영감탱인 좀 예외처리)
경찰이 또; 출동해서 사정설명을 하는데, 들으면서 쳐 웃다가 가라앉은 발작이 또 올뻔 봄.
'당신이 술취해서 당신 집만 빼고 다 노크하고 발로 차고 문열라고 지랄해서 우리가 데리고 온거여 이양반아!'
꼬장 한번 부지런하게 피웠네. -.,-
근데 딱 자기 집만 빼고 소란을 피운건 마누라에 대한 시위일까, 더러운 세상에 대한 꼬장일까.
N모 회사에서, '게임과 연애'라는 자유 주제로 글을 하나 부탁받았다. 원체 글재주가 없는걸 알고 있기에 거절하려 하였으나, 우리 회사와의 퍼블리시 주종 관계가 떠오르는데다, 상대가 거대? 회사인지라 하지 못하겠다는 말은 차마 하지 못하고 승락해버렸다. (게다가 업무의 느낌도 묻어있는 부탁이라 T_T / 최팀장 미안~)
글이라는 것이 사람의 기분과 환경을 표현해준다고 했다. 요즘 기분과 환경이 아시다시피 좀 개판이라, 가볍게 쓰려고 한 글이 많이 무거운 느낌. 게다가 플롯을 잡지 않고 써서, 뭘 말하려는지 내가 봐도 잘 모르겠다만 -_- 마감의 압박을 넘기지 못하고, 제대로 손도 못본 글을... 그냥... 그만... 하아... oTL
아래는. 이미지를 제외한 글의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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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라는 사회적인 동물이 살아가는데에 있어 그 사회라는 구성 속에서 가장 힘들다고 알려진 것이, 바로 돈 만지는 일과 사람 다루는 일이라고 알려져 있다. 돈을 다루는 일도 물론이겠거니와 사람 다루는 일 역시 하위 카테고리를 수도 없이 나눌 수 있겠지만, 그 다양한 사례들 중 눈에 띄게 힘들어 하는 부분들이 있다면 바로 여자와 남자가 얽힌 ‘연애’라는 부분이라고 하는데에 많은 분들이 공감을 하실거라 생각한다.
사람들이 모여 ‘생성’된 큰 사회 속에 있는 또 하나의 작은 사회인 게임회사, 그리고 그 안의 또다른 작은 사회인 게임개발부서에서 근무하는 개발자로서는 사실 연애는 별로 언급하고 싶지 않은 소재이기는 하다. 일정 마감이 다가옴에 따라 늘어나는 철야 생활과 망가진 생활 리듬으로 인해, 몸매와 건강은 갈수록 망가져가고, 덕분에 없던 배도 나오고 (여자나 남자나 똑같다) 외모에 자신감을 잃어가면서 스스로를 고립시키게 된다. 회사 내의 사람들, 거기서도 업무와 관련있는 소수의 사람들만 항시 마주하고 있으니 사람 대하는 법도 자연스레 잊혀져 가고, 연애는 남의 회사 이야기로 치부하게 되며 독한 쓴 웃음을 짓고만다. (확실한 자기관리와 근태관리, 업무태도를 지적. 혹은 이야기 하려 하는 것은 아니니 넘어가자)
이렇듯 단편적인 부분만 놓고 보아도 게임 개발자와 연애는, 참으로 닿기 힘든 관계를 구성하고 있다. 그렇다면 조금 이야기를 옆으로 흘려, ‘만드는 사람이 즐겁지 아니하고서야 어찌 그렇게 만들어진 상품으로 즐거워할 수 있는 사용자가 있단 말인가’ 라는 다소 철학적인 명제를 한번 다루어보자. 이토록 연애 잘 하는 방법을 모르는 개발자가 연애 소재의 게임이나 기존의 게임속에 연애의 요소를 구성해 만들어 넣는다는 것은 사실 어불성설일 뿐인 현실 속에서, 연애를 소재로 한 게임들도 많이 출시되어왔었던 것은 물론이요, MMO 타입의 게임에서도 연애와 결혼의 작은 시스템을 적용시켜 유저들의 묵은 욕구를 배출할 수 있는 통로를 제공해 주었다는 것은 참으로 아이러니 한 사실이다. (그렇다고 모든 게임개발자가 연애를 잘 못할거라는 일반화의 오류를 범하는 것은 물론 아니다. 어디에나 ‘예외 처리’라는 건 존재하지 않는가?)
다소 생뚱맞은 이야기일지 모르겠으나, 세상 모든 것을 디지털화 할 수 있는 시대가 점점 다가오고 있다고 한다. 그렇다면 인간에게는 거의 퇴화(?)되었다고 알려진 페로몬을, 유저의 손끝에서부터 0과1로 바꾸어 상대에게 전달하고, 이를 받아들이는 과정까지를 디자인해 둔 개발자들의 노력이 담긴 게임들은 과연 어떤 것들이 있을까?
대표적인 게임으로는 리니지와 라그나로크, 아스가르드, 바람의 나라, 마비노기, 루니아전기 등이 있다. 게임내 성당에서 멋진 비쥬얼을 뿌려주며 환상적인 이벤트를 보여주기도 하고, 결혼을 한 후 부부전용(?) 퀘스트가 생기기도 하고, (심지어) 입양까지 하는 시스템도 있고, 부부의 연을 맺은 케릭터간 마음 껏 소환할 수 있는 혜택을 부여받는 게임도 있다. 반면에 특별한 결혼 관련 장려 정책이 없거나 결혼과 관련된 시스템(서비스)이 존재하지 않아도, 유저들 스스로가 게임내에 결혼을 적용시켜 하나의 문화를 만들어 나가는 게임도 있다.
이렇듯 MMORPG라는 또 다른 사회 안에서 유저들은 게임을 같이 플레이 할 파트너를 찾게 되고, 되도록 그 파트너는 게임 케릭터의 성별이 아닌 실제 유저의 성별로 자기와 반대되는 성을 가지기를 희망하는 인간의 본능을 보인다. 실제 오프라인의 생활보다 온라인에서 만나는 시간이 많은 유저의 경우는, 실제의 얼굴도 본명도 잘 모르는 이성에게 호기심 이상의 감정을 부여하게 되고, 부여된 이 애매한 감정은 함께하는 시간이 늘어나는 만큼의 양분을 받아 곧 애정으로 발현된다. 그 씨앗으로 발현된 감정이 점점 커갈수록 오프라인으로 만난 후 사랑을 더 키워가려고 하는 사람들이 있기도 한 반면에(일례로 디아블로2로 만나 결혼에 성공해서, 아이 이름을 ‘최디아’로 짓겠다는 인터뷰기사를 약 7~8년전쯤 보았던 기억이 난다) 게임내에서만 사랑을 지속시키려는 사람들도 있다.
여기서 재미있는 사실을 하나 발견할 수 있는데, 위 나열된 게임들과 결혼(을 빙자한 커뮤니티가 활성화된) 시스템을 갖추고 있는 게임들은 위에서 언급한 것과 반대로, 소위말하는 대박 게임내에서 유저들의 좋은 반응을 이끌어내는 시스템으로 자리를 잡고 있다는 점이다. 개발자들에게 박수! (잠시 빠진 이야기를 다시 돌려와서) 이와 같이 게임은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하나의 완성된 장르로 볼 수 있다. 영화를 보며 팝콘을 쥐는 서로의 손이 살짝 닿을 때 느껴지는 설레임을 즐기는 연애 방식(!)과 마찬가지로, MMO 게임이라는 장르를 통한 가상의 연애는, 사람과 사람이 사람이기 위한 욕구를 해소하기 위한 하나의 통로이자 또 하나의 작은 장르이자 소통의 방법이기도 하고. 연애와 밀접하게 연계되는 엔터테인먼트의 상품들은 연애와 묘하게 맞물려 있다거나, 연애의 '도구'로서 사용되는 경우들이 많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를 잘 못 디자인할 경우, 혹은 정상적인 커뮤니티의 운영을 하지 못할 경우 큰 문제가발생하게 된다. 컬럼바인 고등학교의 총기난사 사건, 세컨드 라이프의 사이버 간통 소송건등. 현실에서 일어난 굵직한 사건사고들만 놓고 보더라도, ‘가상의 환경’이라는 특수성을 가진 치외법권 지역에서부터 잉태된 ‘가상의 현실’에서 일어나는 ‘가상의 행위’로 부터 발생된 ‘현실의 사건’이라는 맹점을 가진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 유저들이 자율정화를 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선, 불완전한 환경이 디자인 되어 잔존 한다면 이는 순수한 인간의 욕구와 사랑이라는 감정을 쏟아 붇는 유저들에게 자칫 삐뚤어진 표현을 하게끔 ‘조장’하는 분위기로 흐르게 될지도 모를 일이다. 게임을 개발하는 개발자로서 커뮤니티 기획에 비중을 두어야 하는 부분이며, 유저 스스로도 그에 맞는 환경을 찾아갈 수 있는 능력을 배양해야 됨은 물론이다. 게임을 만드는 기술과 방법론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는 학습과 자기계발도 중요하지만, 이런 소양 의식을 함께 가지는 것도 필요하지 않을까? (연애도 좀 하면 좀 더 좋고)
게임을 통한 연애라...
저같은 사람한테는 그나마 간접경험이라도 할 수 있는 통로가 되어주니 나름 고맙다고 해야하나요?
실제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그대로 재현하는 것은 불가능하겠지만, 몇 가지 이벤트라도 이용자의 상상력과 결합되면서 만족을 느끼게 되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역시 실제 경험이 없다면 상상할 수 있는 여지도 그리 크지 않기 때문에 연애소설을 읽는 정도가 아닐까하는 생각이 드네요. 그만큼 디지털화된 게임에서의 재미(?)를 얻으려면, 가상이 아닌 현실에서의 경험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XROK님의 글의 논점을 제대로 파악했는지도 모르겠고, '연애'라는 주제가 저에게는 워낙 어려운(?) 것이다보니, 망설이다가 댓글 달아봤습니다.
아무튼 오래간만에 흥미진진한 잡지의 기사를 읽은 기분이었습니다. 잘 읽었습니다.
요즘 차를 끌고 장거리를 뛰는 일이 잦은 편인데, 사고가 난 날도 나름 장거리를 뛰는 코스였다. 김포쪽을 찍고, 일산으로 가던 자유로 위에서 난 정말 '이렇게 죽는구나'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동네 특성상 개구리 주차를 해서 인도위에 반쯤 걸쳐놓는 주차를 주로 하기도 했고, 운전 습관상 속도 방지턱을 한쪽 바퀴로만 넘는 안좋은 습관으로 차를 몰다보니 휠 얼라이먼트가 조금 휜 상태라고 느껴져서 정비한번 받아야지- 받아야지- 하다가 미루고 있었는데, 결국 사고가 나버렸다
한밤 자유로는 정말 운전하기 좋은 도로다. 속도를 내기에 지면상태도 좋고 차도 없지. 그래서 여느때와 다름없이 그냥 쭉 마음껏 밟아댔다. 기분 좋잖아 왜.
차종이 프린스인데, 이게 몇 안되는 후륜구동 방식인 녀석이라 고속 주행시 묘한 안정감과 속도감이 있어서 속도를 낼 수 있을 때 한번씩 마음먹고 내보는 편이다. 이 날도 140km를 가볍게 찍고 자유로를 달렸다. 제법 선선해진 공기와 야밤의 기운은 그간 스트레스를 꽤 날려주는 것 같은 기분도 들었었지.
그런데 140을 놓고 한 2분쯤 달렸을까... 갑자기 차가 자갈밭을 달리는 것 처럼 크게 요동치기 시작했다. '어 이거 뭔가 이상하다' 싶은 마음에 브레이크에 발을 옮기는 순간.
뻥!
오른쪽 뒤 타이어가 터졌다.
주행중에 타이어가 폭음을 내면서 터진건 생전 처음 겪어보는 일이어서, 순간 당황했다. 그런데 당황할 여유가 없더라. 차는 바퀴가 터진 오른쪽 면이 앞으로 돌아 미끌어져 가면서 서서히 선행방향과 수직이 이루어지려 하고 있었다. 더한 것은 반대쪽인 왼쪽 면이 속도를 이기지 못하고 바퀴가 들려가고 있었다는 것. 순간 차가 뒤집혀 구를 것 같은 급박한 상황.
이러다 죽는구나.
이니셜D 처럼 브레이크를 미친듯이 끊어 밟으면서 어떻게든 진행방향으로 차를 세우려고 노력하고 있는 것과 반대로 차는 점점 바퀴가 들려가고 있는 상황에서, 운전석 왼쪽 창문으로 뒤에서 오는 차가 없는지 확인하고, 핸들링을 어떻게 할까 고민하는 순간, 눈에 들어온 놀라운 광경은 속도계가 아직 120을 가르키고 있었다는거다. 꽤 브레이크를 밟았다고 생각했는데, 전혀 속도가 줄어있지 않았던 거.
이대로는 차가 뒤집히겠구나 그냥은 안되겠구나 싶어서 핸들을 좀 과하게 꺽은 다음 고의로 가드레일을 들이 받았다. 정확히는 가드레일에 차를 맡기고 긁고 간거지. 그렇게 한참을 미끌어져갔더니 차가 섰다. 지지리도 운이 좋게 하나도 다치지 않고, 차도 사고에 비해 손상이 적다. 갓길로 차를 몰아 홀로 스페어로 갈아 끼우는 순간까지, 나는 여전히 냉정했다.
얼마전까지 자살 어쩌고 따위를 생각하던 내가. 막상 죽을 때가 되니 죽지 않으려고 발버둥 친 꼴 핸들에 얼굴을 묻고 한참을 있었더랬다.